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27일 광주·전남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은 교실에서 TV 생중계를 지켜보며 한반도의 평화를 염원했다.

대부분의 학교가 이날 오전 1교시에 맞춰 교실 내 TV를 통해 생중계를 보며 ‘4·27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평화통일 계기 교육’ 등을 주제로 기존의 수업을 대신했다.

학생들은 남북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때로는 긴장의 눈빛을 보이기도 하고 두 정상이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이동할 때는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광주·전남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이 지역 각급 학교들은 학교장 재량으로 남북정상회담 홈페이지에 올라온 자료들을 활용해 계기교육을 실시하고, 교실별로 TV를 시청했다.

각급 학교에서는 이날 시청한 정상회담 장면과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기원, 학교에서 학생들이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실천 가능한 사항에 대해 글쓰기를 하고 정상회담 누리집 ‘나의 평화지수 알아보기’ 등 활동에도 참여했다.

광주 백운초등학교 어린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남긴 방명록 메시지를 천천히 따라 읽으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다.

양측 수뇌의 악수 장면이 반복적으로 방송되자 아이들은 “통일 가즈아”라는 재치있는 구호를 하며 방송 시청을 즐겼다. 아이들은 또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한반도 지도 위에 ‘소통의 다리 건너 남과북 꽃길로 가즈아!’라는 메시지를 만들었다.

화정중학교 학생들은 “그냥 태어났을 때부터 남북이 나누어져 있어서, 갑자기 회담을 한다고 하니까 지금까지는 약간 얼떨떨하고 기분이 좀 이상하다”며 “제가 커서 저의 딸이나 아들들에게는 (정상회담이) 역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 학생은 “기차타고 러시아도 여행가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저희 형이 지금 최전방 부대에 있는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최전방이 우리나라 중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에 직접 메시지를 전한 학생도 있었다. “우리나라랑 친하게 지내줬으면 좋겠어요. 대통령님, 후손을 위해서 통일을 위해서 노력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은 “역사적인 만남을 보고 있는데,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님 파이팅”, “오늘은 남북관계에 진전이 생긴 역사적인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금당초등학교 학생회는 현수막 문구 공모전을 통해 ‘평화통일 가즈아~’라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또한 모든 학급에서 26, 27일 이틀간 남북정상회담 계기교육을 실시했다.

시·도교육청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를 넘어 국제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학교 실정에 맞게 정상회담 생중계를 통일 교육에 참고하도록 했다.

한편 계기교육은 학교별로 자체 계획에 따라 창의적 체험활동, 교과 수업, 자율학습시간 등을 활용해 실시한다. 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특정 기념일이나 시사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주로 다룬다.

이문수 기자 zkj0000@naver.com